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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한달서평8기(20.08.01~08.30)

DAY09_[코로나사피엔스]_포스트코로나(5)_세계관의 전복

by :)kmhbgvdxa 2020. 8. 9.


포스트 코로나[5]_세계관의 전복_김누리

"자본주의가 무너지거나, 자본주의가 인간화되거나" 세상을 향한 거대 프레임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야수자본주의

자본주의를 기본적으로 자유롭게 놓아두면 인간을 잡아먹는 야수가 된다는 의미. 독일의 헬무트 슈미트 총리가 즐겨 사용했다.

 

야수자본주의에 안녕을 고하라. 미국 중심의 세계관을 폐기하라. 코로나 19 사태는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 세계를 바라보는 프레임마저 바꿔놓았다. 당연하게 생각해온 것이 당영한 게 아니고, 견고해 보이던 것이 견고하지 않았다.

전 지구 적 위기 앞에서 미국은 의료, 사회 등 총체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야 우리는 수십 년간 우리 눈을 덮어온 굴절 렌즈를 벗고 냉정하고 차가운 프레임으로 미국과 세계의 움직임을 주시하게 되었다.

김누리.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 독일 유럽학과 교수이다. 독문학을 공부했고, 독일 현대소설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대 독일유럽연구센터의 소장을 맡아 학술 및 교육, 문화 교류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68혁명

1968년 5월 프랑스에서 일어난 사회변혁운동

1968년 5월 프랑스에서 학생과 근로자들이 일으킨 사회변혁운동으로 5월 혁명이라고도 한다. 1968년 3월 미국 베트남 침공에 항의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파리 사무실을 습격한 대학생 8명이 체포되자 그 해 5월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대규모 항의시위가 이어지면서 발생하였다.

여기에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겹치면서 프랑스 전역에 권위주의와 보수체제 등 기존의 사회질서에 강력하게 항거하는 운동이 일어났고 이는 남녀평등과 여성해방, 학교와 직장에서의 평등, 미국의 반전, 히피 운동 등 사회 전반의 문제로 확산됐다. 시위대는 정부가 대학교육문제와 유럽공동체 체제하에서의 사회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68혁명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독일 등 국제적으로 번져나갔다.

 

 

 

세계를 이해하는 인식, 한국은 반세기 뒤쳐져 있다

지금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인식은 보편적인 이 세계 또는 근대를 이해하는 데 대체로 반세기 정도 뒤쳐져 있다. 이는 우리가 68혁명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리에서 불붙어 도쿄까지 이른 이 운동은 한국만 예외적으로 68혁명의 영향이 닿지 않았다. '한국 예외주의'가 이 나라를 세계적 흐름에서 반세기 정도 뒤쳐지게 했다.

 

 

 

총체적 미국화의 현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가장 충격적으로 생각하는 게 우선 미국에 대한 생각이다. 미국은 뭐든 잘하는 나라인 줄 알았는데 엉망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 선진국이 된다면 따라가야 할 나라라고 생각했던 미국이 저렇게 처참하게 무너지리라고는 생각 못한 것이다.

사실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제3세계 수준의 삶을 산다는 것, 생존과 생면 문제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지켜줄 공공의료시스템이 없다는 걸 지금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사회는 총체적으로 미국화가 되어 있다. 

한국의 거의 모든 제도가 미국식이다. 교육제도, 대학제도, 엘리트 대학시스템, 그리고 대학의 경쟁과 높은 대학등록금까지. 현재 미국 대학의 등록금이 세계에서 가장 높고,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대비 가장 높은 등록금을 내고 있다. 이런 일련의 것들이 유럽에는 없다. 엘리트 대학도 없고 대학 입시도 없고 학비도 없고 정치도 마찬가지다.

독일의 헬무트슈미트 총리는 "미국은 사회적으로 보면 지옥이다." 이런 말까지 했다. 그러니까 미국은 사회시스템, 의료복지 시스템 같은 것들이 너무나 미비하다.

사실 의료는 우리가 더 낫다. 이엔 이유가 있다.

우리 사회가 지닌 독특한 환경때문이다.

1960년대 의료보험법이 처음 제정될 당시 북한과 경쟁이 굉장히 심한 상태였다. 북한이 상당히 진전된 의료시스템을 가진 상황에서 우리도 그런 의료시스템을 기획하게 된 것이다. 

좋은 경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의료 부분만 미국과 다른 것이다.

코로나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 각 나라들의 사회시스템을 비교 분석해 볼 수 있다. 미국에 대한 인식을 바꿀 계기가 됐다.

 

 

지금 필요한 건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성찰

근본적인 이야기는,
우리가 너무나 당연시해왔던 세계가 당연한 게 아니고 견고한 것도 아니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처음으로 느꼈다. 인간은 발전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고, 인간의 역사는 발전해왔다. 앞으로도 발전은 지속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당연시해온 발전 이데올로기이다.

68혁명 이후에는 발전 이데올로기가 당연하지 않게 되었다. 물적 발전, 물질주의적 발전이라는 성장지상주의가 대단히 위험할 수 있고 오래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구 생태계 자체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이 동시에 있었다.

발전 이데올로기, 성장지상주의가 위험할 수 있다는 인식이 한국의 공론장에는 아예 없었다.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우리한테 요구하는 것은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성찰이다.

자본주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지난 70~80년 동안 경쟁해서 이겼다. 이건 역사적 사실이다. 뭘 해서 이겼을까?

자본주의가 사회주의 계획경제보다 인간의 욕망을 더 효과적이고 합리적으로 충족시켜주는 체제라는 것이다. 

 

 

 

우리가 몰랐던 자본주의의 치명적 결함

자본주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에 이겼다. 하지만 두 가지 치명적 결점이 있다. 이 부분은 한국에서 논의가 안되고 있었다.

첫째, 야수자본주의다. 자본주의는 그냥 풀어놓으면 인간은 잡아먹는다. 야수자본주의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한국사회에 활개치고 있다. 그래서 실업과 불평등이 심하다.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실업, 불평등, 자살률, 노동시간, 산업재해율을 보이는 건 바로 자본주의의 야수성이 한국사회에서 관철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무계획성이다. 자본주의는 이미 과잉 생산 단계로 넘어왔다. 그래서 보통 학자들은 '과잉 생산 자본주의'라고 한다. 아무런 수요가 없는데도 무작정, 무한히 생산을 계속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를 생산을 중단하는 순간 넘어지는 자전거에 비유한다. 이 생산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자연을 변형하거나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다. 끝없이 자연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그럴 필요가 없을 때에도.

 

 

프레임의 전환 : 미국화와 자본주의에 대하여

한국사회가 이렇게 정치적으로 민주화되고 경제적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살기가 너무 힘들다. 이것은 프레임 자체, 즉 사고 틀 자체가 잘못돼서 그런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미국화와 자본주의 문제이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폐기하거나, 자본주의를 인간화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형태로 자본주의가 작동한다면 22세기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자본주의는 인간을 소외시킨다. 인간의 삶을 전도시킨다. 또한 사회를 파괴한다. 사회적 공동체를 파괴하고 일종의 정글로 만든다. 자본주의는 무한히 자연을 침탈하고 파괴한다. 

K방역이 우리에게 깨우쳐준 가장 중요한 교훈은 우리가 미국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얼마든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너무도 무력하게 미국에 끌려왔던 것이다. 해방 이후 이 나라를 지배해온 거대한 무력감이 그런 태도를 낳은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3가지

수월성 사고에서 존엄성 사고로 바뀌어야 한다.
거대한 인식의 전환 패러다임 전환 시대가 되어야 한다.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수월성(meritocracy) 사고는 이제 존엄성(dignocracy) 사고로 바뀌어야 한다. 중요한 건 경쟁에서 승리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다.

한국이 보여준 대응 모델을 사회개혁과 한반도 평화 문제에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한국의 민주주의적 대응모델은 중극의 전체주의적 대응 모델, 미국의 자유방임적 모델, 일본의 관료주의적 대응 모델, 그 어느 것보다 더 효율적이고 인간적인 방식임을 확인했다. 이런 모델을 사회 개혁과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창조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재난 자본주의의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
자본주의는 언제나 사회적, 자연적 재난 상황을 자본지배를 강화하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해왔다. 최근 한국의 몇몇 재벌과 대기업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보인 일련의 행태, 기획재정부 관료들이 보인 자본친화적 초치들은 재난 자본주의의 악폐가 재현될 가능성을 경고한다. 분명 우리 국민적 대응은 훌륭했고 의식도 높았다만, 이런 악폐에 대한 자각도 절대 놓쳐선 안될 것이다.

 

우리에 대해서 좀 비판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번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가장 충격적으로 생각하는 게 미국에 대한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는 사실상 미국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거의 없었거든요.

첫 번째는 자본주의를 폐기하거나, 두 번째는 자본주의를 인간화하는 겁니다. 지금과 같은 형태로 자본주의가 작동한다면 저는 22세기는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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