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한달서평9기(20.09.17~10.16)

DAY19_[바빌론 부자들의 돈버는 지혜]_바빌론에서 가장 운수좋은 사나이(2/4)

휘바영감 2020. 10. 5. 23:52


바빌론 부자들의 돈버는 지혜

 

바빌론에서 가장 운수좋은 사나이 (2/4)

 


내가 새로 맞은 보금자리는 내 마음에 들었다. 내 주인이 된 나나 나이드는 보리를 빻는 방법, 화덕에 불을 지피는 방법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꿀처럼 달콤한 케이크를 만들 때 사용되는 참깨를 빻는 방법도 가르쳐주었다ㅏ. 곡물을 보관하는 창고가 내 방이었다. 내가 힘겨운 일을 도맡아 처리하자 집안을 관리하던 노예인 스와스티도 내게 무척이나 고마워 하면서 먹을 것을 넉넉하게 주었다.

나는 주인에게 내가 가치있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한다면 자유를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어느 날 나는 나나 나이드에게 빵을 반죽해서 굽는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청했다. 그는 내가 빵굽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배우려 하자 몹시 기뻐하며 기꺼이 가르쳐주었다. 빵굽는 기술을 거의 완벽하게 숙달했을 때, 나는 그에게 꿀 케이크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청했다.

내가 모든 빵을 혼자서 만들 수 있게 되자, 그때부터 나나 나이드는 빈둥대며 소일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스와스티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할일이 없다는 것은 어떤 사람에게나 바람직한 것이 아니야!"

그러나 그것이 내게는 기회였다. 내 자유를 되찾는 데 필요한 돈을 벌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정오에 빵굽는 일이 끝나면, 오후에만 일하는 그럴 듯한 일자리를 찾아서 내가 번 돈을 나눠갖자고 한다면 나나 나이드가 흔쾌히 허락 할 것이란 생각이었다. 그때 멋진 생각이 떠올랐다. 꿀빵을 좀더 만들어서 바빌론 시내를 돌아다니며 판다면 상당한 돈을 벌  있을 것 같았다.

"제가 주인님을 위해서 오전 일을 띁낸 후 남아 있는 오후 시간을 제게 허락해주신다면 바빌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직접 거리로 들고 나가 팔겠습니다. 그럼 돈을 좀 더 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번 돈을 주인님과 제가 나눠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돈이야 많은수록 좋은 것이지. 자네 생각대로 해보세. 꿀빵 2개에 동전 한 닢을 받도록 하게. 그리고 총수입에서 절반은 재료비로 계산하세. 밀가루와 참깨, 그리고 빵을 굽는 데 필요한 장작 값을 충당해야 하니까. 나머지 절반을 자네와 내가 절반씩 나눠 갖도록 하세."

총 수입의 4분의 1이 내몫이었기 떄문에 나로서도 불만이 없는 제안이었다. 어쨌거나 내 돈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그날 밤, 나는 밤을 세워가며 꿀빵을 진열한 접시를 만들었다. 나나 나이드는 그가 잆던 옷 중에서 내게 어울리는 옷을 준비해주었고, 스와스티는 해진 곳을 기워서 깨끗하게 세탁까지 해주었다.

처음에는 아무도 관신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오후 늦게부터 사람들이 배가 고팠던지 꿀빵이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날 준비한 꿀빵이 순식간에 모두 팔려나갔다. 

나나 나이드는 내 성공에 무척이나 기뻐하면서 내 몫을 기꺼이 떼어주었다. 내 돈이었다! 훌륭한 주인이라면 노예의 성실함을 인정해줄 것이라는 메기도의 충고는 옳았다. 그날 밤 나는 흥분된 가슴을 달래느라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리고 몇 해를 일해야 내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지도 계산 해 보았다. 

매일 꿀빵을 만들어 거리에 나가 팔았다. 단골 손님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이 바로 아라드 굴라였다. 그는 융단을 전문적으로 파는 상인이었다. 융단을 가득 실은 나귀를 끌고 흑인 노예의 도움을 받아가며 바빌론 시내를 샅샅이 돌아다니는 부지런한 상인이었다. 그는 매일 꿀빵 4개를 사서 흑인 노예와 똑같이 나누어 먹었다. 그리고 꿀빵을 먹는 동안 내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느 날 아라드 굴라는 내가 평생 동안 잊지 못할 이야기를 해주었다.

"자네가 만든 꿀빵이 맛있구먼. 하지만 꿀빵을 거리까지 들고 나와 팔겠다는 적극적 사고방식이 무엇보다 마음에 드네. 이런 정신을 잃지 않는다면 자네는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을 걸세."

아라드 굴라의 칭찬은 바빌론이란 거대한 도시에서 굴용적인 삶을 살고 있던 나에게 용기를 붇돋워주는 격려였다. 노예에서 벗어날 길만을 찾고 있던 나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따뜻한 격려였다. 

아라드 굴라가 내게 물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이유가 뭔가?"

나는 자유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를 되찾은 후엔 장사를 시작해볼 것이라 말했다. 그때 아라드 굴라는 뜻밖의 비밀을 털어놓았다.

"그래? 자네는 몰랐을 테지만 나도 노예일세. 하지만 나는 내 주인과 동업자 관계에 있네"

 

샤루 나다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던 손자 하단 굴라가 깜짝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만하세요! 제 할아버지를 모욕하는 거짓말을 듣고 싶지는 않습니다. 할아버지는 노예가 아니었습니다!"

샤루 나다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자네 할아버지를 모욕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나? 불행을 딛고 일어나 다마스커스의 자랑스런 시민으로 우뚝 선 자네 할아버지를 나만큼이나 존경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걸세. 그래, 그분의 손자인 자네에게도 그런 기질이 있는가? 어떤 난관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용기가 있는가? 지금처럼 헛된 꿈을 좇으면서 안일하게 살려는가? 자네 할아버지가 게속해서 바빌론의 노예로 지냈다면 경멸받아 마땅했겠지. 하지만 그분은 혼신의 노력으로 다마스커스를 대표하는 부호가 되셨다. 신들도 자네 할아버지의 성실함에 감동해서 과거의 모든 죄를 용서해주신 게다. 여하튼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거라."

아라드 굴라는 자신이 노예라는 비밀을 나에게 밝힌 후, 자유를 되찾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말해주었다. 그러나 자유를 되찾고도 남을 정도로 돈을 벌었지만, 자유인이 된 뒤에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었다. 주인의 도움이 없어도 장사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었던 것이다. 그때 나는 겁도 없이 이렇게 말해주었다.

"주인을 떠나십시오. 더 이상 주인에게 연연하지 마십시오. 자유인이 되십시오. 자유인답게 행동하면서 자유인답게 성공하십시오! 목표를 세우고 지금처럼 열심히 일하십시오. 열심히 일한다면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틀림없이 성골할 수 있을 겁니다."

아라드 굴라는 내게 고맙다고 말했다. 내가 그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는 것이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노예도 개인 재산을 가질 수 있었다. 주인이 전혀 손댈 수 없는 재산이었으며 법적으로 보호를 받았다. 또한 노예도 자유인과 결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는 자우인으로 인정받았다. 당시 바빌로니아의 도시에서 장사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노예였다. 그들은 주인과 동업관계로 일하면서 상당한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다.

 


할일이 없다는 것은 어떤 사람에게나 바람직한 것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