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 부자들의 돈버는 지혜
바빌론의 토판(2/3)
03 세 번째 토판
내 빚을 모두 합하면 은화 199개와 동전 141개이다. 이 엄청난 빚을 갚은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아내까지 친정으로 돌려보냈고 다른 도시에서 돈을 벌어볼 생각으로 고향을 떠났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혹할 뿐이었다. 시리아에 노예로 팔려가는 수모까지 겪어야 했다.
마톤이 내가 버는 돈으로 빚을 조금씩 갚아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을 때, 내가 빚을 피해서 달아났던 것이 얼마나 무모한 짓이었던가를 깨달았다. 마톤의 조언대로 나는 채권자들을 하나씩 찾아다니면서 내 사정을 솔직하게 설명했다. 지금도 갚을 돈이 없지만 내게 일할 능력이 있으므로, 매달 버는 돈의 2할을 모든 채권자들에게 공평하게 갚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이 끈기 있게 기다려준다면 언젠가 모든 빚을 반드시 청산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그러나 내가 가장 절친한 친구라 생각했던 아마르는 내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고, 농부인 비레지크는 내가 곤경에 처했을 때 자신이 도와주었으니 그의 돈을 먼저 갚아달라고 말했다. 집주인인 알카하드는 내 간청을 듣는 척도 하지 않으면서 곧장 모든 빚을 청산하지 않으면 내 가족을 집에서 내쫓겠다고 협박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내 청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덕분에 나는 더욱 자신감을 갖고 일할 수 있었고, 빚쟁이를 피해다니는 삶보다 빚을 조금씩이라도 갚아가는 삶이 훨씬 편안하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확인할 수 있었다. 모든 빚쟁이의 요구를 만족시켜줄 수는 없겠지만 나는 그들의 빚을 공평하게 갚아갈 것이다.
04 네 번째 토판
다시 보름달이다. 지난 한 달 동안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일했다. 착한 아내도 내 뜻을 이해해주고 나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아내와 나는 네바투르를 대신해서 건강한 낙타를 사고팔면서 은화 19개를 벌었다.
나는 계획대로 그 돈을 나누었다. 우선 1할을 따로 떼어서 저축하고, 7할은 아내에게 생활비로 주었다. 그리고 남은 2할을 채권자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주었다.
아마르에게 빚을 갚으려 갔을 때 그가 때마침 집에 없어 그의 부인에게 돈은 맡겼다. 비레키즈는 적은 돈이나마 무척이나 기뻐하며 내 손에 입맞춤까지 해주었다. 알카하드는 여전히 불만스러운 얼굴로 돈을 빨리 갚으라고 재촉했다. 그래서 나를 괴롭히지 않고 편하게 해 준다면 더 빨리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대꾸해주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나를 반갑게 맞아주며 내 노력을 칭찬해주었다.
결국 한 달을 노력한 대가로 나는 은화 4개만큼의 빚을 줄일 수 있었다. 게다가 무일푼이던 내가 은화를 2개나 지닌 작은 재산가가 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하늘에 떠 있는 기분이었다.
다시 보름달이 되었다. 지난 달에는 열심히 일했지만 성과는 시원찮았다. 낙타 거래가 원활치 못한 탓이었다. 은화 11개가 총수입이었다. 알카하드는 푼돈이라며 화를 냈지만, 내가 푼돈이어서 불만스러우면 돌려달라고 말하자 비열한 웃음을 흘리면서 내게 화해를 청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나를 반겨주었다.
무척이나 만족스런 한 달이었다. 운이 좋게도 건강한 낙타들을 만날 수 있어 무려 은화 42개를 벌 수 있었다. 덕분에 아내와 나는 괜찮은 옷과 신발까지 살 수 있었다. 오랜만에 염소고기와 닭고기를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게다가 채권자들에게도 모두 은화 8개를 갚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알카하드는 여전히 불만스러운 얼굴이었다.
빚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었다. 또한 우리만의 재산을 축적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었다. 내가 토판에 기록을 남기기로 결심한 이후로 석 달이 지났다. 매달 수입의 1할을 저축했다. 아내에게는 수입의 7할을 주었다. 때로는 힘겨운 삶이었지만 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남은 2할을 채권자들에게 충실하게 갚았다.
지금 내 저금통에는 21개의 은화가 있다. 비록 적은 돈이지만, 이것은 내가 얼굴을 똑바로 들고 친구들과 떳떳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아내도 성실하게 가정을 꾸려간다. 아내에게 어울리는 옷도 살 수 있다. 지금 우리는 다시 신혼부부처럼 행복하게 살고 있다.
노예였던 인간을 떳떳한 자유인으로 말들어준 이런 계획의 가치를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05 다섯 번째 토판
다시 보름달이 떴다. 내가 이 토판을 작성한 지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다. 벌써 12달이 지났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기록을 반드시 남겨야 하는 날이다. 바로 오늘 내 빚을 모두 청산했기 때문이다. 착한 아내와 내가 목표를 달성했기에 커다란 잔치라도 벌이고 싶은 날이기도 하다.
오늘 채권자들을 찾아갔을 때 오랫동안 기억해야 할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아마르는 그동안 쌀쌀하게 대했던 것에 용서를 구하고, 내가 그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의 하나로 되돌아왔다고 눈물을 글썽대며 말했다.
알카하드도 그렇게 퉁명스럽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말해주었다.
"옛날에 자네는 뚜렷한 자기 모습을 갖지 못한 물렁한 진흙 덩어리에 불과했지만, 이제 분명한 자신의 모습을 가진 청동이 되었네. 자네는 이제 믿을 수 있는 사람이야. 앞으로 돈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찾아오게."
알카하드만이 나를 이렇게 평가해준 것은 아니었다. 이제는 모두가 내게 신뢰의 눈길을 보내준다. 착한 아내도 내게서 자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해주었다.
이 모두가 나를 성공의 길로 이끌어준 방법 때문이다. 내게 모든 빚을 청산하게 해 주고 지갑까지 두툼하게 만들어준 방법 때문이다.
나는 미래의 모든 세대에게 이 방법대로 살아가라고 권하고 싶다. 과거에 노예 노릇까지 했던 사람에게 빚을 청산하고 두툼한 지갑까지 갖게 해 준 방법이라면,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어떤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나는 이 방법대로 살아갈 생각이다. 지금처럼 살아간다면 언젠가 반드시 부자가 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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