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한달서평9기(20.09.17~10.16)

DAY21_[바빌론 부자들의 돈버는 지혜]_바빌론에서 가장 운수좋은 사나이(4/4)

by :)kmhbgvdxa 2020. 10. 7.


바빌론 부자들의 돈버는 지혜

 

바빌론에서 가장 운수좋은 사나이 (4/4)

 


처음에는 성심껏 일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내 의욕도 꺾이기 시작했다. 피로에 지친 까닭에 뜨거운 햇살을 견디기가 더욱 힘들었다. 나는 식욕마저 잃었다.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다.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밤새 뒤척이며 내 운명을 한탄할 뿐이었다.

적당히 꾀를 부릴까? 감독관을 죽이고 탈출할까? 수 많은 고민을 했디만 최손을 다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 일했는데 왜 행복은 내게 멀어지는 것일까? 행복을 안겨준 것은 일이 아니었단 말인가? 생복과 성공은 신의 손에 달려 있단 말인가? 뼈가 부서지도록 일해도 내 꿈을 성취할 수 없단 말인가? 신의 허락이 없으면 평생을 힘겹게 일해도 행복과 성공을 누릴 수 없단 말인가? 이런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지만 나는 그 대답을 구할 수 없었다.

며칠 후 내 인내심도 한계에 이르고 말았다. 그때 사시가 나를 불렀다. 나를 죽음의 수렁에서 구해준 구원의 불빛이었다. 주인이 나를 비빌론으로 데려가겠다는 소식이었다. 나는 땅 속에 묻어두었던 전대를 파냈다. 그리고 누더기처럼 해진 옷을 걸치고 곧바로 대수로 건설장을 떠났다.

주인의 집으로 향하면서 나는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나는 내 고향 하룬에서 전해오는 운명의 노래처럼 살고 있다는 기분이었다. 

 

회오리바람이 사람을 에워쌀 때
폭풍이 사람을 몰아세울 때

그 누가 예정대로 달려갈 수 있으리오
그 누가 앞날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으리오

 

결국 나도 운명의 노예인 것일까?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서 내 삶을 살도록 운명지워진 것일까? 그렇다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불행을 겪어야 하는 것일까?

마침내 주인의 집에 도착했다. 마당으로 들어서면서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기다리던 주인은 바로 아라드 굴라였던 것이다. 그는 잃어버린 형제를 다시 찾은 것처럼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나는 그의 노예였기 때문에 그를 주인으로 깍듯이 섬기려 했다. 그러나 그는 내 어깨를 감싸주며 말했다.

"자네를 찾아 사방을 돌아다녔네. 자네를 찾겠다는 생각을 거의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을 때 스와스티를 만날 수 있었네. 그녀가 자네를 다른 주인에게 넘겼다는 대금업자에 대해 말해주더군. 자네 주인에게 엄청난 돈을 주고 자네를 넘겨받았지. 하지만 자네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사람일세. 자네의 용기와 철학이 나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지 않았나? 내가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자네 덕분이었으니까. 우리는 조만간 다마스커스로 이사하려 하네. 자네를 내 동업자로 삼으려 하는데 허락해주겠나? 자네는 이제부터 자유인일세!"

이렇게 말하며 아라드 굴라는 허리춤에서 토판을 꺼내들었다. 내가 그의 노예란 사실이 기록된 토판이었다. 그는 그 토판을 머리 위로 높이 쳐들었다가 따아닥에 내동댕이쳤다. 토판은 산산조각났다. 게다가 아라드 굴라는 토판 조각들을 받바달으로 비벼대며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나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그에게 감사했다. 나는 바빌론에서 가장 운수좋은 사람이었다!

샤루 나다는 하단 굴라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어떤 경우에도 일이 가장 소중한 친구라는 진리가 증명 되었던 걸세. 최악의 불행을 맞아서도 우리가 기댈 것은 바로 일이네. 어떤 상황에서도 열심히 일하겠다는 각오가 있었기에 내가 그 죽음의 현장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라 믿네. 나의 그런 자세가 자네 할아버지를 감동시켰던 걸세. 그래서 자네 할아버지가 나를 동업자로 삼았던 거지. 내가 자네 할아버지를 처음 만났을 떄에는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지밖에 없었네. 그것만이 유일한 비결이었네. 자네 할아버지는 정말 일을 사랑하셨네. 그래서 신께서도 그분의 노력을 인정하시며 커다란 보상을 안겨주신 것이지."

하단 굴라가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할아버지에게 많은 친구가 있었던 것은 부지런히 일하는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근면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고, 그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았던 것입니다.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일이 할아버지를 다마스커스의 자랑거리로 만들어주었던 것입니다. 일이 할아버지에게 그 많은 재물은 안겨주었던 것입니다. 어리석은 저는 지금까지 일을 노예에게나 어울리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삶을 즐겨야 하겠지. 그러나 삶을 즐긴다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이 세상에는 무수한 것이 존재하고, 그 모든 것이 나름대로의 가치를 갖고 있다. 일이 노예만의 몫이라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즐거움을 주는 것을 잃는 셈이 될게다. 그래, 나는 많은 것을 즐기고 있지만 일만큼이나 내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없었다."

"할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이제 할아버지를 더욱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할아버지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아저씨에게 정말 소중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부터, 아니 이 순간부터 저는 할어버지의 성공 비결을 따르겠습니다. 할아버지처럼 작게 시작하겠습니다. 제 처지에 어울리지 않는 이 화려한 옷과 보석을 벗어 던지겠습니다."

 


자네는 이제부터 자유인일세!


 

댓글